팀스토리
[팀스토리] Vrew의 개발자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에어프라이어’라고 생각하는 이유
여러분은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실 때 어떤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아마 큰 불편은 없으실 겁니다. 워드나 한글 같은 프로그램들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상 편집은 어떤가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 '시간이 많이 든다', '배우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Vrew'입니다. "문서 편집처럼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는 독특한 슬로건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AI 기술을 활용해 영상 편집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2018년 출시 이후,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죠.
오늘은 Vrew의 1호 개발자이자 여전히 현장에서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젝트 리더 장재화님을 만나 Vrew 서비스와 영상 편집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았습니다. 영상 편집의 미래를 바꾸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요? 또 앞으로 어떤 혁신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인터뷰를 통해 Vrew가 그리는 미래의 청사진을 알아보겠습니다.
“영상 편집의 오래된 개념을 바꾸고 싶어요.”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이저엑스에서 Vrew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장재화입니다. 2018년부터 계속 함께한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개발자이자, 터줏대감이죠.
물론, 저 혼자는 불가능한 프로젝트이죠. 다른 많은 훌륭한 분들과 함께 으쌰으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저엑스 에 합류하기 전에는, 게임 개발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요.
Q2. 본격적인 질문을 드리기 전에, 혹시 영상 편집을 직접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영상 편집의 문외한으로, Vrew 개발을 하면서부터 직접 경험해 보고 어려움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대표님은 이전부터 영상 편집을 종종 시도하셨는데, 너무 힘들어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웃음)
그만큼 저희에게 ‘영상 편집’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기 때문에, 더 쉽고 편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Q3. Vrew의 ‘문서 편집 같은 영상 편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2000년대만 하더라도,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촬영한 영상을 전달하는 것도 큰 문제였죠.
그런데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촬영하는 것도 너무나 쉬워지고, 유튜브나 인터넷의 발전으로, 전달하는 것도 쉬워져서, 누구나 촬영해서 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편집 방식은 여전히 120여 년 전 영상이 처음 등장했던 그 시절의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타임라인을 따라서 프레임(영상에서 장면 하나하나) 단위로 이미지를 직접 확인하며 계속해서 돌려보는 것은, 사실 필름을 직접 잘라서 엮어내던 초기의 방식과 거의 똑같습니다.
저희는 이 오래된 방식과 개념 자체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텍스트 기반의 ‘메모장’ 같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이죠. 인스타그램에 사진 하나 올리는 정도의 난이도로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
“Vrew는 ‘에어프라이어’라고 할 수 있어요.”
Q4. 개발자의 입장에서, Vrew 서비스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요?
‘에어프라이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전문 요리사들이 보기에는 기능이 부족할 수 있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충분히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죠.
저희도 전문 영상 편집자분들에게 프레임 단위 편집이 안 된다거나 영상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사실 저희 입장에서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영상이라는 콘텐츠의 허들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지금,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숨겨진 ‘메시지’**라고 생각하거든요.
Q5. 그렇네요, 결국 영상도 어떤 목적이 있어서 만들게 되는 거니까요.
맞습니다. 요즘 카드뉴스, 뉴스레터, SNS, 틱톡, 유튜브, 숏츠… 이런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죠.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증폭시켜 주는 역할일 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해요.
우리는 더 많은 분이 영상을 만드는 시간보다,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선보일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쓸 수 있는, 당장 내일부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Q6. Vrew팀은 개발자, 마케터 등 모든 담당자가 채널톡과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고 알고 있어요.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런 활동이 업무에 도움이 되시나요?
정말, 매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자주 하는 생각이 있는데, 저희도 결국 월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럼, 이 월급이 어디서 오는가, 생각해 보면 그 돈은 결국 한 분 한 분이 느끼는 고통이나 불만족을 해소해 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슬프게도 저희가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나 자원은 한정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발할지 끊임없이 취사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결정의 순간에 현장의 생생한 VOC가 어느 때보다 큰 도움이 되는데요. 누군가 정리해 준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보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 훨씬 피부로 와닿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Vrew 팀에서는(저를 포함한 모든 팀원들이) 고객의 목마름을 직접 듣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일의 보람을 느끼기도 더 쉽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저희 Vrew가 전통적인 방식의 편집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고객의 니즈와 반응을 상상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이럴 때 고객의 목소리를 가급적 날것으로 듣고, 그 행간에 숨어 있는 진짜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죠.
Q7. 사람들이 '왜' Vrew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술이 불완전할 때는 사람이 기술에 맞춰가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도 처음에는 운전자가 엔진의 구조는 물론 클러치, 엑셀, 브레이크까지 3개의 페달을 다뤄야 했죠.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운전은 누구나 쉽게 면허를 취득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해졌습니다. 이젠 자율주행 기술 덕분에 운전자는 ‘목적지’만 생각하면 충분한 단계를 앞두고 있습니다. 카메라나, 전화기도 마찬가지죠.
영상 편집도 분명 이런 과정으로 발전하게 될 거예요. 지금의 영상 편집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복잡한 과정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겠죠. 그렇다면, 무엇이 남게 될까요?
위에도 언급했듯,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결국 영상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Vrew는 디테일하고 복잡한 기술은 최대한 뒤로 숨기고 편리한 영상 편집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영상 편집이 쉬워지면, 사용자들은 ‘어떻게’보다는 내가 영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에 더 집중하게 되겠죠.
정리해 보자면, 저희는 Vrew라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용자가 하고 싶은 말을 영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만들고 있어요. 이런 도구가 있어야 하는 분들이라면, 꼭 Vrew를 사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메시지’입니다.”
Q8. 서비스 개발 시, '어떤 사람'이 고객이 될 거라 상상하시나요?
크게 두 가지 유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비즈니스에 영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대기업이나, 영상을 업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라 스몰 비즈니스를 하고 있거나 당장 내일의 비즈니스에 생생하게 도움을 받고 싶은 분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학교 수업 자료를 만들고 싶은 선생님, 회사 온보딩 영상을 만들고 싶은 인사팀, 맛있게 만든 케이크를 자랑하고 싶은 연남동의 카페 사장님, 매일 잡아 올린 물고기의 상태를 영상으로 공유하고 싶은 목포 수산시장의 이모님과 같은 분들이 저희의 타겟이 되겠죠.
둘째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지만 기술적 장벽 때문에 못 하시는 분들입니다. 꼭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영상 편집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만들고자 하는 마음 먹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중에서도, 전문적인 기술이 있거나 나만의 인사이트가 있으신 분들이 여기 해당할 듯합니다. 이혼 관련 법률 정보를 알려주고 싶은 변호사나, 취준생에게 합격 비법과 이력서 잘 쓰는 법을 알려주고 싶은 사회 초년생, 잘못된 의학 정보를 바로잡고 싶은 의사와 같은 분들이 Vrew를 통해 내 생각과 지식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Q9. Vrew의 기능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기술에서 시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급적 사용자와 시장에서 출발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AI 기능을 생각해 볼까요? 물론, AI가 신기한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과 실제로 쓸 것인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저희가 내부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든, 얼마나 공을 들였고 이 기술 도입에 몇억 원을 사용했든 그건 저희 내부의 문제이고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사용자들은 필요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죠.
Vrew가 얼마나 편리한지 설명하고 영상 편집의 개념을 바꿔버리겠다고 아무리 선언해도 사용자 분께서 써주시지 않으면 그건 사회에 기여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분들께서 실제로 사용해 주시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기능이 실제로 많이 쓰일지 사전에 알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죠. 그래서 시도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담으로, 정말 숨이 차도록 달려서 겨우 10개를 개발하면 그중에 1~2개 정도만 반응이 오는데요. (웃음) 그 1~2개의 기능 덕분에 지금까지 Vrew가 살아남고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Q10. 많은 영상 프로그램이 AI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Vrew의 AI 기술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챗GPT나 어도비의 AI 기능을 사용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지금 거의 모든 AI는 프롬프트와 같은 ‘텍스트’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결국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텍스트로 적어야 생성이 되는 프로세스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텍스트 기반 편집기라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막을 바탕으로 클립마다 관련 이미지를 AI로 생성해서 넣을 수도 있고, 편집도 훨씬 쉽죠.
“목적만 생각하면 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습니다.”
Q11.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Vrew의 AI 기능이 있을까요?
"AI 내 목소리" 기능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보통의 TTS는 약간은 부자연스럽고 기계적인 목소리를 제공하지만, 이 기능은 사용자분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TTS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훨씬 자연스럽죠.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편리하게 내레이션을 만들 수 있어, 브랜딩 요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어색하고 별로인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정말 자연스럽게 잘 나옵니다. (웃음)
Q12. 새롭게 제작 중이거나, 만들고 싶은 AI 기능이 있으신가요?
영상의 시각적 요소를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기능 업데이트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의 톤이나 내용을 분석해서 적절한 폰트, 컬러, 이모지, 효과 등을 추천해 주는 거죠.
완벽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대학생이나 인턴이 제작한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Q13. 마지막으로, Vrew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려주세요.
Vrew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사용자분들이 메시지 전달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다른 부가적인 것들은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연스럽게 제공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할 때 목적지만 생각하면 되는 것처럼, 영상을 만들 때도 전하고 싶은 내용과 아이디어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겠습니다!